때는 바야흐로 입대후 2일뒤, 누가 군대에서의 물건은 돌고 돈다 했던가?
나에게도 그 시련은 찾아오고야 말았다.

첫주에 우리소대는 배식담당소대였다
그때문에 아침점호만하고 체조고 뭐고 싸그리 열외였는데
아침 6시에 인나는게 왜 그리 힘들던지.

더군다나 그날은 입소식하는날이라 아침에만 군복을 입히고 오후에는 활동복으로 환복시켰다.
내 활동복은 내 신체사이즈를 아는사람은 알겠지만 S110은 절대 맞을수가 없는 사이즈지만
(90이 맞는다.) 활동복은 전부다 110이길래 눈물을 머금고 입고있었다.
옷이 커서 주룩주룩 흘러내리는건 열외로 하자. 없던간지도 다 죽는다.

아침먹을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점심때 1소대에서 정신교육을 받고 저녁에 문제가 발생했다.

아침 점심까지 있던 수저가 없다>!?



오 지져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순간 머리속을 스쳐가는 1만2천가지의 상황을 통해 나온 결론 한가지는 
아 싀바 줘었됐다ㅠㅠㅠㅠㅠ2일째부터 이러니 남은 나날이 깜깜하니 앞길이 보이지 않는구나 ㅡㅏㅣㄷ므;ㅑㅐㅇ;므라이;므라ㅣㅇ;므ㅏㄹ임으헝헝헝헝르ㅏㅣㅇㅁ;ㅡㅇ댐;츠ㅏ이;므ㅏㅣ;음랴ㅐㄷㄱ;ㅡㅁㅊㅁ;ㅊ


마치 이런 기분↓

난누구인가여긴어딘가어디로가야하나






내 옆 동기를 붙잡고 통곡해보아도 뭐 어찌하리오, 
수저가 발달려서 돌아오는것도 아닌데 ㅠㅠㅠㅠ






왜 하필 입대후 2일만에 이딴시련이 찾아왔는지를 원통해하며
밤엔 베갯잇을 적시고 자는일이 1주일간 지속되었다.

그러면서 꿈에서는 수저가 자고일어나니 있다거나, 
나한테 수저들이 달려오는 꿈도꾸기도 했다(아 뭐 이런 개꿈을...-_-;;)













...............이틀을 끙끙대다가 
일단 계급이 가장 후달려서 우리 입장을 잘 이해할듯한 김우철분대장(김일병)에게 말을했다.



순하게 생겼잖아?








옥탑방 : "저...수저를 잃어버렸는데 ㅠㅠㅠ"
김일병 : "모↑야→↓. 그걸 왜↗ 잃↘어버려, 기달려바...음...백분대장님께 말씀드려보자"
(광주출신이라 그런지 억양이 낯익어서 사실 좀 편했다.)

난 이 선택이 당시 최악의 선택이라곤 상상을 못했다 (싀밤)


백지웅분대장.(백상병)
그는 경계근무설때는 친근한?편이지만 
평소에는 군기와 제식을 중요시하는 이건 뭐 부사관수준의 분대장이다...
(있는 놈이 더 하다 했던가?ㅠㅠㅠㅠㅠ하여튼 상병인데 더 병장같았다.
근데 이등병처럼 항상 칼각잡고있다..........)

김일병이 이 백 상병에게 전달했다가 돌아온 답변은

백상병 : "찾아"
옥탑방 : "...네?"
백상병 : "...네? 지금 네라고 했냐? 찾으라고!!!"
김일병 : "(어이쿠 미안해라..-_-;;)"
옥탑방 : ".......ㅜㅜㅜ"
백상병 : "내말 못 들었냐? 찾으라고!!! 와나...이놈이 벌써부터 빠졌나...야 17X번!! "
옥탑방 : " 예 17X번 훈련병 하얀옥탑방!! ㅜㅜㅜ"
백상병 : "찾으라고. 알아서 찾어. 알았냐?"
옥탑방 : "예 ㅜㅜㅜㅜㅜ(속으론 질질 울고있었다 ㅠㅠㅠ으헝헝)"






일단 토/일요일 오전은 군대리아라 손으로 먹을수 있었다.
하지만 점심저녁때 스프나 생선국, 짜장이라도 뜨면 속절없이 못 먹는것이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계속 찾아봤지만 없다.
짬통에 빠졌을거라 생각하고 짬밥더미를 갔으나,
 항상 있던 아저씨는 요즘은 안보인다...(필요할떄 없다-_-;;)

그 다음주 월요일...

밥을 손으로 집어먹긴 그러니까 
김에 싸서먹고, 
우유로 배채우고, 
국에 말아서 그냥 마셨다.
...진짜 식판들고 마셨다.
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게 가혹행위다 진짜 ㅜㅜㅜㅜ 
숟가락 빌려달래는데 기간병것도 없다고 안줘서 그렇게 먹었다 ㅜㅜ
그동안 딱 한번 소대장님걸로 빌려먹은적은 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수요일 아침, 배식중에 2소대에서 
나와 같은학교 같은과, 예전에 같은 동아리 친구가 훈련병으로 있는것을 보았다.
반갑게(?) 인사하면서 수저좀 빌려달라고 했다 ㅜㅜㅜㅜㅜㅜ
그렇게2일 4끼를 빌려서 먹다가, 

목요일 점심에 짬통쪽으로 가보니 있더라. 그분이 있어!!


기회다!!

옥탑은 아저씨께 여쭤봤다.


옥탑방 : "아저씨...혹시 숟가락 나온거 있나요?ㅠㅠㅠㅠ"
아저씨 : "어? 하나 있던데...(저쪽에 있던 상병 기간병을 부른다) 
               XX야!! 숟가락 나온거 어따놨냐?"
기간병 : "아. 그거 거기 걸어놨습니다?"
아저씨 : "아 이거구나. 172번? 어 니거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걸 잊어먹고 다니냐 ㅜㅜㅜ밥은 어떻게 먹었냐 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
옥탑방 : "김에 싸서 먹거나 마시거나 빌려먹었습니다 ㅜㅜㅜ으엉엉엉"




<SYSTEM : "하얀옥탑방" 이 "수저" 를 획득하였습니다.>
<SYSTEM : "하얀옥탑방" 은 "갈굼" 스킬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납니다.>

마치 그때의 기분은 훈련소를 나온듯한 황홀감...아아...카타르시스...

는 훼이크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아 끔찍해








그러나 이 사건이후, 나는 분대장들 사이에 초장부터 각인된 훈련병이 되고 말았다.
(분대장에게 알려지는것이 왜 안좋은지는 나중가면 알게된다.-_-;;)


훈련소는.
닥치고 있는듯 없는듯 죽은듯이 갔다와야된다.